한우 공급과잉, 올해도 이어질듯
공급과잉에 5개년 평균대비 27.4%↓… 생산비보다 낮아
한우 도매가 ㎏당 1.3만원까지 폭락 … 농가들 자발적 노력 병행해야

한우는 연초부터 쏟아지는 도축마릿수로 공급이 과잉되면서 현장에서는 설 명절 특수도 누리기 어려울 것 같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우는 연초부터 쏟아지는 도축마릿수로 공급이 과잉되면서 현장에서는 설 명절 특수도 누리기 어려울 것 같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한우, 도축마릿수 증가에 ‘위태’

한우는 연초부터 쏟아지는 도축마릿수로 공급이 과잉되면서 현장에서는 설 명절 특수도 누리기 어려울 것 같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과 전국한우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한우 도매가는 ㎏당 1만3828원으로 최근 5개년 1월 평균(1만9037원)보다 27.4% 낮다. 최근 한우 과잉공급으로 가격이 폭락했기 때문이다. 농가에서 소를 길러서 팔 때의 가격 지수를 뜻하는 한우 가격 지수는 지난해에 2022년보다 27.7%나 떨어졌다.

설 명절 준비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가격이 크게 하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명절을 앞두고 수요가 늘어나 가격이 올라가는 1++의 가격도 kg당 1만9587원을 기록하며 2만 원대가 깨진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은 과거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되며 사람들의 여행과 외식이 줄어들자 ‘집밥’ 수요가 늘었다. 보복소비로 인해 고급육류 소비가 주를 이루고 특히 코로나 지원금 등으로 한우 수요가 갑자기 증가했다. 이에 따라 많은 수익을 기대한 한우농가에서는 사육두수를 크게 늘렸다.
하지만 이때 늘어난 한우 공급량은 사람들의 보복소비가 끝나고 경기불황이 겹치면서 공급과잉으로 나타났다. 

이 상황에 2022년 정부의 축산물 무관세 수입과 같은 해 2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면전이 발발하면서 곡물값이 2배 넘게 치솟으며 사료값은 폭등했다. 
이로 인해 한우사육농가는 한우 가격은 폭락했지만 사료값은 폭등하며 최악의 상황을 맞이했다. 

이러한 상황은 수년 전부터 이미 축산관련 연구기관, 전문가, 한우 농가들이 예상해왔던 일이다. 미경산우 비육지원사업(송아지를 낳지 않은 암소를 비육용으로 전환)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한우 공급량을 유지할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주장해왔던 것. 물론 정부의 대처가 아쉬웠다는 비판도 있지만 미경산우 비육 지원사업의 농가 참여율이 저조했던 것 또한 사실이다.

# 한우 공급과잉, 올해도 이어질 듯

올해 한우 도축 마릿수는 4.9% 늘었으며 생산량은 전년대비 8.3% 증가한 32만8천톤으로 전망된다. 생산량이 증가한다는 것은 한우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낼 수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 공급과잉으로 이어져 가격 하락을 초래할 수 있고 이는 곧바로 농가의 수익률을 저하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통계청은 2022년 번식우 총수입 약 270만원 사육비 약 310만원으로 마리당 약 40만원 적자 비육우 총수입 약 960만원 사육비 약 1,030만원으로 마리당 약 70만원 적자로 분석했다.

반면 전국한우협회는 23년 1월 2주 송아지 평균가격은 246만원으로 경영비 369만원 기준 123만원의 적자이며 특히 가격이 낮은 암송아지 소득 적자는 164만원으로 더 크게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전국한우협회는 지난 달 23일 성명서를 통해 정부에 전폭적인 소비자 할인지원대책, 한우고기의 한시적 격리방안(수매) 추진 사료구매자금 지원 확대, 각종 정부정책자금 상환 기한 유예 및 금리인하 등의 비상대책을 시행할 것을 촉구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2024년 한우(거세우) 도매가격은 2023년(1만8천619원) 대비 하락한 1만8천원/kg 내외로 예상했다.

도매가격이 하락했지만, 수급 안정 대책으로 가격 하락 폭이 완화되었고, 올해 국내 도축물량이 증가하여 소고기 공급량이 작년보다 2.6% 더 많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5년간의 1월 평균대비 한우 도매가격은 약 27% 하락했다. 한우 사육 마릿수는 감소 추세로, 작년 대비 4.6% 줄어든 334만 마리로 추정했다.

한우 소비자가격은 유통비용으로 인해 도매가격 하락 폭만큼 내려가기는 어려운 구조이지만 국내 한우 유통비용률은 21년 기준 48.1%로 미국 63.2%, 일본 46.8%, 농산물전체 47.5% 대비 높은 수준 아니다.

통계청에서 지난 달 19일 발표한 가축동향조사에 따르면 한․육우 현황은 전국 17개 시도에서 경북 다음으로 전남이 2위(마릿수 638,182, 농장수 15,810)였다.

# 농가들 자발적 노력 병행해야

한우축산농가들은 한우 소비가 늘어나거나 대대적인 할인행사를 통해 소비가 늘어나 한우 산지·경락가격이 지지되기를 희망해 보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아 보인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나타났던 가정에서의 수요 증가나 지원금을 통한 한우고기 소비 확대 같은 예와 유사한 사례가 나오기를 다시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이고, 4월 10일 제22대 총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올 1분기까지 회식 등 외부행사가 줄어들면서 소비도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처럼 공급과잉 문제는 복합적인 원인들이 겹쳐 생긴 것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대처뿐만 아니라 농가의 협력도 필요하다.

이에 일부 대농가들을 중심으로 지속해서 사육규모를 확대함에 따라 마릿수를 줄이는 자발적 노력과 함께 한우 시장격리 등 획기적인 대책을 마련해 소비를 촉진하고 사료구매자금 지원확대 등 생산비 절감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목포무안신안 축협 관계자는 “목포무안신안축협은 한우가격 안정을 위한 한우고기 35% 특별할인행사를 전국 최초로 시작해 전국적으로 확산시키는 계기를 마련했다” 며 “앞으로도 한우가격 안정과 한우 고기 소비촉진을 위해 다각도로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하지만 공급과잉이 지속됨에 따라 뿌리농가에 해당하는 중소규모 농가들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면서 “가격 안정화를 위해서는 결국 농가 스스로가 수급 조절에 나서는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농림축산식품부는 전국한우협회, 한우자조금, 농협경제지주 등과 협력하여 설 명절을 맞아 오는 9일까지 12일 동안 전국 온․오프라인 29개 업체, 1,885개 매장에서 전국단위 대규모 한우 할인판매 행사를 일제히 실시한다고 밝혔다.
                                                                                                    곽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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