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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딱 좋은 것 같애요. 정붙이믄 사는 거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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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오늘

“여기가 딱 좋은 것 같애요. 정붙이믄 사는 거잖아요.”

드론전문가 망운면 박우근

 

5호 10면 동행 1-1.JPG

 

  ‘덕업일치라는 말이 있다. 온라인 활동을 즐겨하는 젊은 세대에게는 친숙한 단어다. 덕질(어떤 분야를 열성적으로 좋아하여 그와 관련된 것들을 파고드는 일을 뜻하는 신조어)과 직업이 일치했다는 뜻이다.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고 싶은 것은 모든 이의 희망사항일 것이다. 그만큼 자신이 즐거움을 느끼는 일을 생계로까지 확장시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망운면에 사는 박우근씨는 많은 이들이 원하는 소망을 실현해낸 삶을 살고 있었다.

 

  어렸을 때부터 날아다니는 것을 좋아했다는 그는 비행기를 조종하는 파일럿이 되고 싶었다. 그의 직업이 파일럿인 것은 아니다. 그는 현재 드론을 이용한 다양한 일을 하고 있다. 드론으로 방역과 방제를 하고 교육도 했으며, 또 드론을 판매하기도 한다. 박우근씨를 만나기 위해 망운면에 위치한 그의 개인 작업실에 찾아갔다. 커다란 창고에는 그가 직접 조립한 전동비행기들과 드론이 가득했다. 마치 영화에 나올법한 비밀기지 같은 모습이었다.

 

  “초등학교 때부터 날아다니는 것을 싹 다 좋아했죠. 원래는 조종사가 되고 싶었는데 공부가 안돼서, 손재주는 좀 있고. 만드는 것을 좋아하고 그러다 보니 이 일을 했지. 손으로 꼼지락대는 걸 좋아해서 작업실에서도 이것저것 혼자 많이 만들죠.

 

  지금은 드론이 우리에게 익숙하지만, 박우근씨가 처음 일을 했을 때는 사람들에게 낯선 것이었다. 그는 드론 공장도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했을 만큼 드론에 대한 열정이 대단했다. 너무 앞서가버려서 힘이 든 점도 있었다. 지금에 와서는 드론으로 농약 작업도 하고 하지만 그 당시만 해도 타인들에게 드론으로 농약 작업을 하자고 하면 그게 되냐?’라는 반응이었다고 한다. 지금이야 드론이 여러 매체를 타면서 마치 돈을 쉽사리 만들어내는 마술도구처럼 홍보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고 했다.

 

  “세상에 쉬운 일은 없죠. 드론으로 약을 한다고 해도, 새벽 네시에 일어나서 다섯시까지 작업하는 곳으로 가고, 해 떨어질 때까지 꼬박 일해야 해요. 그렇게 해야만 돈을 벌죠. 한가하게 몇 시간 해서 버는 건 용돈벌이에요. 저도 보세요. 새까맣게 타부렀잖아요.”

 

  박우근씨는 무안이 고향은 아니다. 광주에서 살던 그가 망운면에 터를 잡은 지는 28개월 차라고 했다. 도시 생활에 지친 그는 연고도 없는 무안에 내려와서 살기로 결심했다. 처음부터 적응이 쉬운 곳은 아니었다. 마을 주민들과 어울리기 위해 같이 밥도 자주 먹고 운동도 했다. 그러다 보니 한 사람씩 알게 되어서 이제는 동네 사람들이 망운 드론하면 우근씨를 다 안다고 했다. 그는 시골살이가 만족스럽다고 한다.


  “항시 마음이 좋잖아요. 창문 열고 바닷가 보고, 배타고 싶으믄 배 한번 타고 오고. 도시에서는 그게 안 되잖아요. 배 챙겨갖고 나오면 하루 종일 걸리고. 그날 다 날아가버리잖아요. 여기는 뭐 3분이면 바로 앞 바다인데. 그리고 마음이 조금 느긋해지는 것 같애요. 옛날에는 성질도 급하고 민감했거든요? 근데 이쪽 오면 침착해지고. 또 하나 좋은 점은 도시에 있으면 막 썬크림 바르고 글잖아요. 저 아침에 세수도 안코 나와요. 여기 나와서 혼자 작업하다가, 내가 퇴근하고 싶으믄 퇴근하고. 그거 하나. 건강도 안 좋았었는데 많이 좋아졌고. 도시에서는 막 스트레스 받고, 머리 빠지고, 내가 왜 도시에 있었는가. 진짜 너무 좋아. 멍하니 여기 앉아만 있어도 너무 좋고. 배고프면 라면 하나 끓여먹고 이런저런 눈치 안보고. 내가 놀기는 딱 좋은 것 같애요. 정붙이믄 사는 거잖아요.”

 

 

5호 10면 동행 1-2.JPG
박우근씨의 개인작업실

 

 

 

  동네 주민들도 그에게 3년이 채 되지 않았는데 빨리 적응했다고 한다. 물론 그 말이 나오기까지는 우근씨의 노력이 컸을 것이다. 우근씨는 동네 주민들과도 가까워진 것에 감사함을 느낀다고 했다. 무안에 정을 붙인 그는 농사를 짓기도 한다. 작년에는 배추밭을 직접 해서 동네에서 제일 잘 키웠다고 한다. 올해는 양파 만생을 했는데 본인하고는 농사가 안 맞는 건지 양파값이 너무 안 오른다는 말도 덧붙였다.

 

  일이 있는 날에는 열심히 일을 하고, 또 쉬는 날에는 개인 작업실에서 기체를 만들고 조립하며 다양한 취미생활을 하는 그에게 한 가지 바람이 있다. 바로 드론을 소유하고는 있지만 잘 사용하지 못하는 주민들을 돕고 싶다는 것이다.

 

  “지자체 보조 사업으로 농민들도 드론을 사서 가지고 있는데, 그 교육도 안 받았는데 어떻게 쓸 거야 그걸. 창고에서 썩힌 게 더 많죠. 작년에도 한 30대 푼 걸로 아는데, 제대로 쓰는 사람은 한 서너개나 될랑가. 안타깝죠. 이게 한두 번 쓰다가 전봇대나 받고 이러면 끝나버리거든요. 그래서 나중에 기회가 있으면 무안에서 드론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언제든 얘기하면, 제가 작업 공구가 꽤 많거든요. 어지간한 드론들 와도 고칠 수 있는 정도는 되니까. 와서 고치고, 교육도 받으면 좋을텐데. 이걸 어디다 말하고 다닐 데도 없고. 어떻게 받아들일지 알 수 없으니까 조심스러워요. 저는 장사꾼은 아니거든요. 제가 장사하려면 여기 있으면 안 되죠. 읍내에 가게 문 열어놓고 한 달에 한 번이나 갈라나.”

 

  본인의 일도 바쁘지만 기회가 있으면 자신의 전문 분야인 드론에 관해서도 무안주민을 돕고 싶다는 박우근씨. 자신의 손으로 농산물까지 일구어낸 그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어엿한 무안주민이었다. 며칠 전에도 그는 배를 끌고 바닷가에 다녀왔다고 했다. 앞으로도 박우근씨의 무안생활이 순항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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