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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마법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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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이 영화는 마법이 아니다

영화 <플로리다 프로젝트>


플로리다 프로젝트.jpg

 

 

 

 거창한 마음을 품고 떠난 것은 아니었다. 영화나 다큐멘터리, 개인 블로그에서 보았던 후기들에 현혹된 탓도 있었다. ISIS의 테러로 박물관 같은 곳에서는 공항검색대에서나 할법한 엑스레이 검사를 하고 기록적인 더위로 사람들이 몸살을 앓았던 2015년 여름, 나는 프랑스에 있었다. 직접 발을 딛은 파리라는 곳은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완전히 달랐다. 에어컨도 없는 지하철은 창문을 연 채로 컴컴한 지하터널을 달렸고, 에펠탑 밑으로는 쥐들이 떼를 지어 다녔다. 소매치기를 조심하기 위해 항상 긴장을 늦추지 않은 채 다녀야 했다. 

 

  여행 중 나를 사로잡은 파리의 모습은 당차게 길을 걸으며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로 떠들던 시크한 파리지앵도, 교과서에서나 보아왔던 에펠탑도, 엄마가 어렸을 때 틀어주던 만화 속에 등장한 노트르담 성당도 아니었다. 한국 돈으로 7천원쯤 하는 바게트를 사서 숙소에 가던 길, 마트 앞에 주저앉아 있던 한 여자였다. 여자는 구걸하고 있었다. 아무것도 깔리지 않은 바닥에 앉아, 아이에게 젖을 물린 채로 나를 쳐다보며 무어라 말을 걸었다. 알아들을 수 있을 리가 없다. 나는 고개를 휙 돌리고 도망치듯 숙소로 향하는 발걸음을 재촉했다.

 

 

  몇 년이 지나도 그때 그 여자가 앉아 있던 자리가 잊히지 않는다. “그거 알아? 미국에도 거지가 있대.” 친구에게 처음 그 말을 들었던 순간의 충격을 아직 잊지 못하는 것처럼 말이다. 나는 일곱 살 아이가 아니다. 미디어에서 번지르르하게 그려지는 때깔 좋아 보이는 국가에도 가난한 이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새삼스럽지도 않을뿐더러, 당연하다는 것을 안다. 영화 <플로리다 프로젝트>의 주인공 무니와 핼리는 세계 1위 강국인 미국에 사는 가난한 이들이다.

 

  그들이 사는 "매직캐슬"은 디즈니 만화를 접한 이들이라면 누구나 가보길 꿈꾸는 거대한 놀이동산 디즈니월드 옆에 있다. 그러나 동화 속 성이 아닌 어떠한 마법도 존재하지 않는 길가의 모텔이다. 매직캐슬에 사는 무니의 엄마 핼리는 매일 방값을 치르고 또 굶지 않기 위해서 사람들이 꺼리는 온갖 일을 해야 한다. 

 

  "이 영화는 마법이다" 영화 플로리다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문구에는 이런 문장이 있다. 장담한다. 영화 주인공인 핼리가 이 얘길 듣는다면 거침없이 가운데 손가락을 들이밀고 욕설을 내질렀을 것이다. 이 영화는 마법이 아니다. 어여쁜 색으로 칠해진 싸구려 모텔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삶을 그린 현실이다. 

 

  유명한 평론가는 그런 말을 했다. 나쁜 영화는 해결 방법을 제시하지만, 좋은 영화는 세상을 구하는 방법을 모르며 관객들에게 정답을 주입 시키지 않는다고 말이다. 플로리다 프로젝트는 가난한 이들을 돕자고 강한 메시지를 남기는 복지단체 홍보 영화가 아니다. 다만 영화는 사각지대에 놓인 선진국 빈자들의 삶을 담담하게 그려낸다. 

 

  세상엔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마법 같은 답안은 없다. 영화 플로리다 프로젝트 역시 마찬가지다. 핼리는 일을 구하지 못해 모텔방 화장실에 아이를 둔 채 성노동을 해야 하고, 딸인 무니는 엄마와 있기를 원하지만 아동국에 의해 사랑하는 엄마와 떨어져 살 위기에 놓였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인가. 영화는 그 어떤 답도 제시하지 않는다.

 

  감독 션베이커는 영화가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냐는 물음에 “예스”라고 답했다. 세상의 바꾸는 첫 단추는 ‘의문’이다. 답이 있기 전에 질문이 있어야 한다. 질문을 하기 위해서는 알아야 한다. 아무것도 모르는 이에겐 아무런 질문도 없다. 당장 해결책은 내지 못하지만, 이 영화를 보고 난 다음 관객들에겐 여러 가지 질문이 생길 것이다. 그래서 플로리다 프로젝트는 좋은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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